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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 한다는 것이다. "
예전에 인터넷을 돌다가 우연히 보게된 이 글귀는 저에게 웃음과 한편으론 씁쓸함을 자아냈습니다.
역사가 쌓은 수많은 사례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위 글귀가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말 사람은 정말로 역사를 통해서 아무것도 배울 수가 없는 걸까요?
혹시 제대로 역사를 공부하고 그로 인한 깨달음을 삶에 적용하지 않아서 그런건 아닐까요?
그런 관점에서 저는 이 책을 처음 펴들었습니다.
(서평 구성은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을 마구잡이 식으로 적어보았습니다. 읽으시는데 다소 산만하실 까봐 미리 알려드려요ㅎㅎ)
1. 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부분에서도 연결되어 있다.
저는 소프트웨어 개발직을 희망하고 있는 취준생으로서 4차 산업 기술에 대한 흥미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위 구절을 읽고 나서 4차 산업 기술에 대한 예전 교수님 말씀이 생각 났습니다.
예전에 저희 과 교수님이 하신 말씀에 의하면 4차 산업 혁명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최근 4차 산업 혁명이 진행되면서 사회에 '연결'이라는 특성이 생겨났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고 '내 생각이 틀렸구나' 싶었습니다.
'연결'이라는 특성은 인류사가 탄생하는 순간부터 항상 같이 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인류사 자체가 개인으로서는 성립할 수 없고 개인 혹은 단체들간의 '연결'과 그로 인한 파급효과로 쌓여나가는 서사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2. 인류사는 개인의 역사가 아니다 문화의 역사다
- 머릿말 중 -
문화는 우리가 발명했고 지금도 발명하고 있는 세계, 즉 우리 없이는 사라질 세계다. ...
사회적 별자리는 홍수나 산사태만큼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
그런 별자리의 일부분인 개개의 모든 인간은 별자리고 소멸하지 않아도 낙오할 수 있다. 사회적 완전체에 속한 모든 개인은 별자리가 정체성과 연속성을 상실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으로 대체될 수 있다. 150년 전에 존재했던 모든 미국인은 지금 가고 없지만, 미국은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역사에 대한 시각을 확 바꿔주는 문단이었습니다. 저는 한 개인의 의해 역사가 뒤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빅 히스토리를 접근할 때는 개인의 관점이 아닌 문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예로 들어 히틀러의 존재가 세계대전을 일으키면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의 독일이 가진 시대적 문화는 어차피 또 다른 히틀러를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는 말이죠. 이런 시각으로 보면 히틀러 개인이 세계 대전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그 시대의 독일의 문화가 세계 대전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3. 사회적 우주는 복잡계다.
- 6장, 돈, 수학, 메시지 전달, 관리, 군사력(기원전 2000년 ~ 기원전 500년) 중-
돈은 수학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수학은 원거리 교역으로 성립된 세계에서 메시지 전달의 절박성에 따라 문자와 더불어 등장했다. 원거리 교역은 서로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의 호혜적 상호작용을 수반했다. 간단히 말해 사회적 우주에서는 모든 것이 모든 것과 연계되어 있다.
이 구절을 보자마자 생각나는 단어가 있었습니다. 복잡계!!
복잡계(complex system) :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정보의 양이 너무 많고 그 정보들간의 상호작용으로 예측이 어려운 시스템
일취월장의 책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복잡계를 대처해나가기 위해서는 창발성이라는 특성이 필요합니다.
창발성 : 복잡계에서 외부 에너지가 주입되고 동시에 개별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 스스로 새로운 계층의 조직을 만들어가는 현상(= 자기조직화), 복잡계를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특징
옛날 사람들이 살던 세계도 물론 복잡계였을 것입니다. 복잡계에서 소통의 어려움이라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수학과 문자를 창발하면서 복잡계를 해결해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인력거꾼이 사라지게 된 이유
- 16장, 진보의 서사(서기 1500 ~ 1900년) 중 -
기술과 사회적 추세가 접목된 상황에서 교회가 성경을 가둬 놓을 방법은 없었다. 성경은 밖으로 나오려고 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예전 조선시대 말까지도 인력거꾼이란 직업을 가진 사람이 많았습니다. 가장 유명한 인력거꾼으로 김첨지 님도 계시죠! 인력거꾼이란 직업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자동차와 지하철과 같은 교통수단 기술의 발달입니다.
기술의 혁신이 이루어질 때는 혁신을 막으려는 세력이 간혹, 아니 생각보다 자주 있습니다. 이 세력의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누가 자신의 밥줄을 두 눈 뜨고 가만히 뺏기려고 할까요?
허나 일개 한 사람 혹은 조직이 혁신을 일시적으로는 막을 수 있으나 기술 발전이라는 큰 흐름에는 휩쓸려 갔던 것 같습니다.
인력거꾼이 인력거부조합을 결성하면서 처우 개선을 시도한 것처럼 기존의 가톨릭교도 성경의 번역을 막아보려 했지만 인쇄술의 발달과 시대의 변화에 휩쓸려 막을 수 없었고 개신교가 생겨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죠.
5. '균'의 위력
- 17장,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서기 1400~1600년) 중 -
콜럼버스가 발견하기 전의 아메리카 대륙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을까? ...
당시의 최대 인구는 약 1억 1200만명이다. ...
아무도 확실히 모르지만, 1650년까지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인구는 약 6백만 명으로 줄어들었을 것이다. 거의 틀림없겠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여러 곳에서 원주민의 최소한 90%가 사망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정말 커다란 충격을 느꼈습니다. 예전 총, 균, 쇠를 읽으면서 아메리카 대륙에 끼친 균의 영향력이 어마어마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숫자로 체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균은 총, 쇠, 서사와는 다르게 인간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그 영향을 퍼뜨려 나갑니다. 사회의 별자리가 형성되어 있는 이상 균은 그 별자리를 통해 퍼져나가고 결국에는 그 별자리를 통채로 파괴해버립니다.
그리고 그 무서움은 지금 우리도 코로나 19를 통해 처절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6. 서사되는 역사의 기준
- 22장, 파급효과(서기 1500~1900년) 중-
지금까지 내가 살펴본 세계사에는 태평천국의 난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지만, 태평천국의 난은 엄청난 희생을 초래했다. ...
아마 희생자는 2천만 명에서 6천만 명 사이일 것이다. 따라서 투쟁의 규모로 평가할 때, 태평천국의 난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사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러분들은 이 책을 보기 전에 태평천국의 난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있었나요?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 오히려 같은 시기에 미국에서 일어난 60만명 가량의 희생자를 낸 남북전쟁에 대해서는 더 잘 알고 있었습니다.
왜 태평천국의 난은 세계사에서 크게 다루지 않고 희생자를 기준으로 보면 태평천국의 난에 비해 1~3%의 희생자를 낸 미국의 남북전쟁이 세계사에서 더 자주 회자될까요?
제가 생각한 바로는 서사되는 역사의 기준은 희생자의 수보다는 그 시대에 큰 영향을 준 사건 위주로 회자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태평천국의 난이 많은 희생자를 냈음에도 역사에 회자가 자주 되지 못 하는 까닭은 중국이 그 시대에 가지고 있는 영향이 크지 못 했다는 하나의 반증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론
저는 책을 읽으면서 5만년에 걸친 인류의 역사에서 현대의 모습과 닮아보이는 사건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역사에서 4차 산업 혁명, 복잡계, 인력거꾼, 코로나19를 보았습니다.
즉, 시대의 문화적 특성에서 벗어난 시대를 관통하는 교훈들이 인류의 역사 곳곳에 배여들어가 있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내린 결론은
역사를 통해서 우리가 아무 것도 배우지 못 한다는 건 틀린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배워야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능력이 부족한 것입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교훈을 얻지 못 하고 그 시대에서만 통용되는 사실만을 암기하는데 그치기 때문에 당연히 역사를 통해서 배운 것을 활용할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럼 시대를 관통하는 교훈을 얻는 능력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 아직 부족한 저로서는 책을 많이 읽고 서평을 쓰면서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밖에는 모르겠네요.
문해력을 높이기 위해서 씽큐온을 시작하고 역사 관련 책을 읽으면서 또 문해력을 높여야 겠다는 결론이 났네요ㅎㅎ
씽큐온에 더 몰두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얻게 해주었던 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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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우선 저의 부족한 서평을 읽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나름대로 적은 서평을 다시 읽어보면서 조금이라도 가독성 좋게 적어보려고 했지만 읽는데 불편하셨다면 댓글로라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위에 내용은 작가의 의견도 아니고 사실적 내용도 아닌 온전히 저의 생각을 담은 글입니다. 절대적으로 맞는 사실도 아니고 오히려 논리적 오류가 넘쳐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씽큐온 공지사항에 토론 거리를 던져주면 좋다고 적혀 있었는데 위에 적은 모든 내용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수 있는 토론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서평으로 찾아 뵙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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